연말마다 다이어리를 산다. 그리고 거의 매년 데일리 플래너를 골랐다. 하루에 한 면씩, 날짜가 큼직하게 박힌 그 두툼한 물건 말이다. 문제는 결과가 늘 똑같다는 것이다. 1월은 빼곡하고, 2월은 듬성듬성해지고, 3월이 되면 대부분의 페이지가 백지다. 게으름이라고 자책하며 다음 해에 또 데일리를 샀다. 올해는 자책하기 전에 잠깐 멈춰서, 이게 정말 의지의 문제인지 아니면 물건 선택의 문제인지 따져보기로 했다.
양식은 지면의 해상도다
플래너의 양식이라는 건 결국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한 면에 며칠을 담을 것인가. 데일리는 한 면에 하루를 담는다. 위클리는 한 면에 이레를 담고, 먼슬리는 한 면에 한 달을 담는다. 같은 크기의 지면을 시간으로 얼마나 잘게 쪼개느냐, 다시 말해 시간의 해상도를 어디에 맞추느냐의 문제다. 해상도가 높을수록, 즉 데일리로 갈수록 하루에 배정된 공간은 넓어지고, 낮을수록 한눈에 보이는 기간은 길어진다. 넓은 공간과 긴 조망은 같은 지면 위에서 서로를
일기용 한 권, 업무용 한 권, 스크랩용 한 권. 노트 세 권을 가방에 넣고 다니다 보면 어느 순간 한 권으로 합치고 싶어진다. 그 욕망에 대한 답은 대체로 두 갈래다. 하나는 링과 구멍의 세계, 시스템 바인더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 뜯어볼 물건이다. 가죽 커버와 고무밴드만으로 노트 여러 권을 묶는 방식, 흔히 트래블러스노트라는 상품명으로 불리는 시스템이다. 설계 철학이 바인더와 정반대라서 나란히 놓고 보면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부품이 세 개뿐인 구조
기본 구조는 의외로 소박하다. 등에 구멍을 낸 커버, 그 구멍을 통과하는 고무밴드, 밴드에 등이 걸리는 얇은 제본 노트, 이른바 리필. 리필을 가운데에서 펼쳐 밴드에 끼우면 장착은 그걸로 끝이다. 구멍도 링도 접착제도 필요 없다. 리필을 더 걸고 싶으면 보조 밴드를 하나 더 넣어서 두 권, 세 권을 나란히 묶으면 된다. 180도로 펼쳐지는 제본 방식의 말을 빌리면, 리필 각각은 중철이든 사철이든 원래의 펼침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업무 노트를 잘 써보겠다고 인덱스탭 한 통을 산 적이 있다. 결과는 다소 역설적이었다. 탭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찾는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중요한 페이지마다 붙이다 보니 노트 옆면은 어느새 무지개떡이 되어 있었고, 그 무지개 속에서 특정 색 하나를 찾는 일은 그냥 페이지를 넘기는 것보다 나을 게 없었다. 탭이 왜 이렇게 배신했는지, 색상 코딩의 원리부터 다시 따져보기로 했다.
색은 읽기보다 빠르다, 그래서 강력하다
색상 코딩이 작동하는 근거는 인지의 순서에 있다. 색이나 크기, 방향 같은 시각 속성은 글자를 읽기도 전에 거의 자동으로 처리된다. 이른바 사전 주의 처리다. 노트 옆면을 훑을 때 파란 탭은 읽지 않고도 눈에 튀어나오지만, 회의록이라고 적힌 탭은 하나하나 읽어야 한다. 색 코드는 검색이라는 행위를 읽기에서 지각으로 슬쩍 끌어내리는 장치다. 불렛저널의 인덱스가 목차라면, 인덱스탭은 그 물리적인 바로가기인 셈이다.
코드가 소음이 되는 두 경로
내 무지개떡 사건의 사
필통을 정리하다가 같은 모델의 볼펜이 세 자루라는 걸 발견했다. 잉크가 다 되면 리필심 대신 매번 새 펜을 샀던 흔적이다. 리필이 있는 줄 몰랐던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본체를 샀을까. 게으름이라고 결론 내리기 전에, 그 게으름이 실제로 얼마짜리인지 한번 계산해 보기로 했다. 결과는 예상과 조금 달랐다. 답은 펜에 따라 다르다였고, 그 갈림길이 이 글의 주제다.
가격 구조가 두 종류다
시중 가격들을 모아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해 보니, 펜의 세계는 리필 관점에서 두 부류로 나뉜다는 게 보였다. 저가 펜은 본체 가격과 리필심 가격이 거의 붙어 있다. 본체가 천 원인데 리필이 칠팔백 원인 식이다. 이 구간에서 리필은 경제 행위가 아니라 그냥 취향의 문제다. 그립이 길든 몸통에 정이 들었든, 돈으로는 딱히 정당화가 안 된다. 중가 이상의 펜은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본체는 만 원인데 리필은 이삼천 원처럼 리필이 본체의 몇 분의 일 가격이 되면서, 몇 번만 리필해도 본체 값을 회수하는 산수
스테이플러 침이 떨어져서 문구점에 갔다. 입에서 10호 주세요가 반사적으로 나왔고, 계산을 마치고 나오다가 문득 멈춰 섰다. 10호가 대체 무슨 뜻이지. 옆 선반의 상자에는 24/6이라는 분수 같은 표기가 붙어 있었다. 평생 쓴 물건의 규격을 정작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머쓱해서, 침 상자의 암호를 한번 해독해 보기로 했다.
24/6, 분수가 아니라 두 개의 치수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기부터 보자. 24/6에서 앞 숫자는 철사의 게이지, 그러니까 굵기이고 뒤 숫자는 다리 길이를 밀리미터로 나타낸다. 24게이지 철사로 만든 다리 6mm짜리 침이라는 뜻이다. 26/6은 더 가는 철사에 같은 길이, 24/8은 같은 굵기에 더 긴 다리다. 게이지는 숫자가 클수록 오히려 가늘어진다는, 철사 산업 특유의 반직관적인 관례를 따르는데, 그래서 26/6이 24/6보다 얇은 종이 묶음에 어울리는 섬세한 침이 된다. 표기 하나에 관통력과 수용 두께가 함께 들어 있는, 알고 보면 꽤 모범적인 스펙
현관의 클립보드, 서류 동선을 개편할 때 진행 서류의 지정석이 됐던 바로 그 물건이 서류를 한 장 흘렸다. 집게를 살펴보니 물리는 힘이 예전 같지 않다. 반대편 책상에서는 두꺼운 묶음에 물린 바인더 클립이 종이에 반달 모양 자국을 새기는 중이다. 하나는 너무 약하고 하나는 너무 세다. 집게라는 단순해 보이는 이 기계의 스펙을 한번 따져보기로 했다.
집게는 지렛대와 스프링이다
클립보드의 집게든 바인더 클립이든 구조는 결국 같은 문법을 따른다. 힘을 내는 건 스프링이다. 클립보드는 감긴 토션 스프링이고, 바인더 클립은 몸통 자체가 판 스프링이다. 그리고 그 힘을 손가락이 이길 수 있게 해주는 게 지렛대다. 누르는 자리와 무는 자리 사이에 받침점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손가락 힘 얼마로 그보다 훨씬 큰 무는 힘을 제어하게 된다. 바인더 클립의 접히는 철사 손잡이는 이 지렛대를 필요할 때만 세우고 평소엔 접어두는 꽤 영리한 설계다. 무는 힘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피만 줄이는 것이
불렛저널을 검색하면 완전히 다른 두 세계가 나온다. 하나는 수채 팔레트와 스티커로 가득한 세계, 다른 하나는 창시자 라이더 캐롤이 처음 만든 원전, 즉 검정 펜 하나로 굴러가는 미니멀 시스템이다. 같은 이름 아래 이렇게 다른 것이 공존하는 물건도 드물다. 화려한 쪽에 압도되어 시작을 자꾸 미루는 사람을 여럿 봤기에, 오늘은 꾸미기를 전부 걷어내고 뼈대만 들여다본다. 남는 것은 부품 네 개다.
부품 1, 불릿 기호는 상태를 가진 목록이다
원전의 표기법은 사실 세 기호가 전부다. 점은 할 일, 동그라미는 일정, 대시는 메모다. 할 일이 끝나면 점 위에 X를 치고, 미루면 화살표로 바꾼다. 요점은 예쁨이 아니라 한 줄이 자기 상태를 스스로 표시한다는 것이다. 목록을 나중에 다시 읽을 때 이게 뭐였더라 하고 해석하는 비용이 통째로 사라진다. 기호는 취향껏 바꿔도 상관없지만, 상태가 한눈에 보인다는 기능만큼은 유지되는 선에서다.
부품 2, 인덱스는 아날로그에 검색을 달아준다
노트의
책상 구석의 나중에 볼 것 더미가 어느새 3단 오거나이저 높이를 넘어섰다. 맨 아래 서류가 무엇인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한 날, 더미를 뒤집는 대신 그 구조부터 따져보기로 했다. 나는 왜 자꾸 쌓는가, 그리고 쌓기는 왜 언제나 지는가.
더미의 구조적 결함, LIFO
서류 더미는 자료구조로 보면 그냥 스택이다. 새 것이 위에 얹히고 꺼낼 때도 위에서부터 꺼낸다. 후입선출이다. 문제는 서류의 긴급도가 도착 순서와 아무 상관이 없다는 데 있다. 먼저 온 것일수록 아래에 깔리는데, 그 먼저 온 것들 중에는 마감이 훨씬 급한 것들이 섞여 있다. 게다가 더미는 시인성이 최악이다. 보이는 건 맨 위 한 장뿐이고 나머지는 있다는 기억에만 의존한다. 기억에 의존하는 시스템은 결국 기억과 함께 무너진다. 즉 더미는 게으름의 결과가 아니라 잘못된 자료구조를 고른 결과였다.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죄책감이 분석 대상으로 바뀌어서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동선 설계, 인박스 하나에 출구
회의실에서 만년필을 꺼냈다가 조용히 다시 넣었다. 회사 복사지 위에서 내 글씨가 수염 난 얼룩으로 변하는 걸 봤기 때문이다. 같은 펜이 집의 노트에서는 흠잡을 데 없이 매끄럽게 구르는데, 종이가 바뀌자 완전히 다른 도구가 되어버렸다. 만년필은 왜 이렇게 종이를 가리는가. 그동안 이 블로그에서 조각조각 다뤄온 이야기들이 사실 하나의 지도로 모인다는 걸 깨달았고, 오늘은 그 지도를 그려본다.
전제, 만년필은 잉크를 쏟아붓는 도구다
출발점은 잉크 방출량이다. 볼펜의 유성 잉크가 고점도 잉크를 볼로 조금씩 굴려 바르는 방식이라면, 만년필은 저점도 수성 잉크를 모세관 현상으로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단위 길이당 종이에 도달하는 액체의 양이 필기구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라, 볼펜이 아무 종이에서나 무난한 반면 만년필은 종이의 모든 약점을 사정없이 들춰낸다. 종이를 가리는 게 아니라, 종이의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세 가지 참사, 원인을 나눠 본다
복사지 위의 참사를 분해하면 사실
손글씨를 몰아 쓴 날이면 중지 첫마디에 펜이 지나간 자국이 남는다. 오래 눌린 살이 조용히 항의하는 흔적이다. 늘 손버릇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필기구 인체공학 자료들을 읽다가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다. 손이 펜에 맞추느라 치르는 비용의 상당 부분을 사실은 펜의 스펙 세 가지가 청구하고 있었다. 지름, 소재, 그리고 무게중심이다.
변인 1, 지름은 가늘수록 세게 쥐게 만든다
직관과 반대인 지점부터 시작해 보자. 가는 펜이 가볍고 편할 것 같지만, 쥐는 힘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불리한 쪽이다. 그립이 가늘수록 손가락이 더 오므라들고, 오므라든 손은 같은 제어를 하기 위해 더 강하게 쥐어야 한다. 통용되는 인체공학 가이드들이 필기구 그립 지름으로 10mm 안팎 이상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 있고, 손이 크거나 필기량이 많을수록 굵은 그립의 이득도 그만큼 커진다. 물론 반대급부도 있다. 굵은 그립은 세밀한 획 제어에서 정밀도를 조금 내준다. 가는 펜이 여전히 제도나 세필의 세계에 남아 있는
회의실 풍경이 반으로 갈라진 지 오래다. 절반은 노트북과 태블릿, 나머지 절반은 여전히 수첩. 태블릿 진영으로 넘어갔던 동료 하나가 최근 수첩으로 돌아왔길래 이유를 물었더니 답이 꽤 흥미로웠다. 타이핑한 회의는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이다. 이게 그 사람 혼자만의 감상인지, 아니면 뭔가 구조가 있는 현상인지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봤다. 구조가 있긴 있었다. 다만 흔한 통설과는 초점이 조금 달랐다.
연구들이 실제로 말하는 것
이 주제의 대표 연구로 자주 인용되는 것이 2014년 뮬러와 오펜하이머의 노트 필기 실험이다. 강의를 손글씨로 필기한 집단과 노트북으로 필기한 집단을 비교했더니, 단순 암기력은 비슷했지만 개념을 이해하는 문제에서는 손글씨 집단이 우세했다. 연구진이 지목한 원인이 흥미로운데, 도구 자체의 마법이 아니라 처리 방식의 차이였다. 타이핑은 속도가 빨라서 들리는 대로 받아 적는 전사가 되기 쉽고, 손글씨는 느린 만큼 어쩔 수 없이 요약하고 재구성하는 압축이 일어난다. 그
모니터 아래에 메모를 마스킹테이프로 붙여뒀다. 한 달 뒤 메모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같은 주에 다른 사건도 접수됐다. 벽에 붙였던 테이프를 떼자 벽지 표면이 함께 뜯겨 나왔다. 한쪽에서는 너무 빨리 놓아버리고 다른 쪽에서는 너무 꽉 붙잡는, 이 일관성 없어 보이는 물건의 스펙을 따져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마스킹테이프는 접착력이 약한 테이프가 아니다. 떨어짐을 설계한 테이프고, 그 설계에는 등급이라는 게 있다.
감압접착제, 누르는 만큼 붙는다
테이프류의 접착은 감압접착제가 담당한다. 풀이나 본드처럼 굳으면서 붙는 게 아니라, 반고체 상태의 점탄성 물질이 압력을 받으면 표면의 미세한 요철로 흘러들어 밀착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세게 문지를수록 접촉 면적이 늘어 점착력이 올라가고, 시간이 지나도 서서히 퍼지면서 더 단단히 붙는다. 붙인 직후엔 잘 떨어지던 테이프가 반년 뒤엔 안 떨어지는 그 현상의 정체가 바로 이것이다.
재작업성과 유지력, 하나를 고르면 하나를 내준다
헌책방에서 같은 연대의 책 두 권을 만졌다. 한 권은 페이지 모서리가 누렇게 바스라져 가루를 남겼고, 다른 한 권은 종이가 그저 미색일 뿐 멀쩡했다. 나이는 같은데 노화가 다르다. 책의 팔자를 가른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는데, 답은 종이의 산도였다. 이 이야기가 헌책방 취미가 없는 사람에게도 상관있는 이유는, 지금 쓰는 다이어리가 20년 뒤 어느 쪽 책이 될지를 바로 이 산도가 정하기 때문이다.
산성지, 자기를 파괴하는 종이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후반까지 대량 생산된 종이는 대부분 산성지다. 목재 펄프를 값싸게 종이로 만드는 과정에서 산성 약품이 쓰였고, 종이에 남은 산은 시간이 지나며 종이의 골격 분자인 셀룰로오스를 가수분해로 야금야금 끊어낸다. 사슬이 짧아진 종이는 누렇게 변하고 유연성을 잃다가 결국 만지면 부서진다.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종이가 제 몸에 지닌 산으로 스스로를 소화하는 구조라서, 서늘한 서고에 고이 모셔둬도 진행 자체는 멈추지 않는다. 도서관들이 20세
문구점에서 6공 속지를 사 왔고, 집의 6공 바인더에 끼우려다 멈췄다. 구멍이 링과 만나지를 않는다. 여섯 개 대 여섯 개인데 서로 완전히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환불하러 가기 전에 원인을 알아야 재발을 막을 수 있으니, 시스템 다이어리의 규격 지도를 한번 그려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6공은 규격 이름이 아니라 그저 구멍 개수일 뿐이다.
같은 6공, 다른 좌표
시스템 다이어리의 구멍 배열은 판형에 종속된다. A5 6공, 바이블 6공, 미니 6공은 저마다 용지 크기가 다르고 구멍 여섯 개의 간격 배열도 다르다. 공통 패턴은 3+3이다. 위쪽에 세 구멍, 아래쪽에 세 구멍이 몰려 있고 가운데는 비어 있는 형태인데, 그 묶음 사이 거리와 묶음 내 간격이 판형마다 미묘하게 다르게 설계돼 있다. 그래서 바이블 6공 속지는 A5 6공 바인더의 링 위에 아예 올라가지도 못한다. 내 사고의 원인도 정확히 이것이었다. 바인더는 A5였고 사 온 속지는 바이블 판형이었는데, 포장에는 둘
만년필 잉크가 떨어졌다는 친구의 두 번째 상담이 왔다. 첫 상담은 닙이었는데, 이번 질문은 리필이다. 카트리지를 계속 사는 게 나을지, 아니면 컨버터라는 걸 사야 할지. 좋은 질문이다. 취향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 절반은 산수 문제라서, 산수부터 하고 취향을 얹는 순서가 맞다. 결국 또 시트를 열었다. 두 번째 상담부터는 시트가 열리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두 방식의 구조
카트리지는 잉크가 담긴 일회용 플라스틱 탱크다. 펜에 꽂으면 내부 침이 막을 뚫으면서 잉크가 흐르기 시작한다. 다 쓰면 버리고 새것을 꽂으면 그만이라, 잉크를 직접 만질 일이 없다. 컨버터는 같은 자리에 꽂는 재사용 탱크다. 피스톤이나 스크류를 돌려서 병잉크를 빨아들이는 구조로, 잉크는 병에서 사와 직접 채운다. 하드웨어로 치면 내장 배터리와 충전지의 관계쯤 된다.
손익분기의 산수
공개된 시중 가격으로 대략 계산해 본다. 브랜드나 환율에 따라 달라지니 자릿수 감각으로만 읽으면 된다. 카트리지는 개
자정 넘어 다이어리를 몰아 쓰는데 눈이 유난히 뻑뻑했다. 스탠드를 노려보다가 몸통의 스티커를 발견했다. 6500K. 낮에는 아무렇지 않던 이 숫자가 밤에는 왜 눈을 이렇게 공격하는가. 결국 다이어리는 덮고 색온도 자료를 읽기 시작했다. 새벽의 우선순위는 늘 이런 식으로 정해진다. 알고 보니 K 뒤의 숫자는 밝기가 아니라 빛의 색이었고, 책상 위의 많은 것을 조용히 바꾸고 있었다.
색온도는 밝기가 아니다
색온도의 단위인 K, 켈빈은 광원이 내는 빛의 색조를 나타낸다. 숫자가 낮으면 주황빛에 가까운 전구색, 높으면 푸른 흰빛에 가까운 주광색이고, 그 사이 4000에서 5000K 대가 중립적인 주백색이다. 직관과 반대로 차가운 파란빛이 오히려 높은 온도라는 점이 자주 헷갈리는데, 금속을 달굴 때 빨강에서 흰색을 거쳐 파랑 순으로 뜨거워지는 물리에서 온 명명이라 그렇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 색온도와 밝기는 완전히 독립된 변수다. 6500K인데 어두운 스탠드도 있고, 2700K인
도서관에서 빌린 책 이야기는 아니다. 빌린 책에 형광펜을 긋는 건 그 자체로 범죄니까. 내 얇은 사전에 형광 줄을 그었더니 뒷장의 단어 세 개가 노란 배경을 얻어버렸다. 앞장을 강조했는데 뒷장이 멋대로 편집된 셈이다. 얇은 종이와 형광펜의 조합은 왜 항상 이런 참사로 끝나는지, 그리고 매대에는 대안이 있는지, 스펙을 모아 따져봤다.
참사의 구조, 두 사건이 겹친다
평량 글에서 나눈 용어를 다시 쓰면, 얇은 종이 위의 형광펜은 비침과 번짐을 동시에 일으킨다. 먼저 형광펜은 잉크를 많이 쏟는 도구다. 넓은 칩으로 면을 칠하는 구조라 필기구 중에서도 단위 면적당 잉크 방출량이 가장 많은 축인데, 수성 잉크가 이 정도 양으로 들어오면 사전지 같은 저평량 종이는 그냥 뚫려버린다. 이게 번짐이다. 둘째, 어찌어찌 뚫리는 건 면했다 해도 형광색은 빛을 재방출하는 색이라 존재감이 워낙 강해서, 종이의 낮은 불투명도를 뚫고 뒷면에서 훤히 비쳐버린다. 이건 비침이다. 두 사건의 원인이 다르니 대
책상 위에 물을 쏟았다. 수습하고 보니 피해가 이상하게 편파적이었다. 다이어리의 볼펜 글씨는 멀쩡한데, 만년필로 쓴 페이지는 파랗게 번져서 졸지에 수채화가 되어 있었다. 같은 잉크라는 이름을 쓰는데 왜 하나는 버티고 하나는 흘러내리는가. 새벽까지 잉크 조성 자료를 읽고 나서야 알게 됐다. 물 쏟은 날 밤에 할 일치고는 좀 뜬금없었지만, 잉크의 세계는 색이 아니라 색을 붙잡아두는 방식으로 나뉜다는 사실 하나는 확실히 건졌다.
염료 잉크, 색이 물에 녹아 있다
만년필 잉크의 기본값은 염료 잉크다. 색 분자가 물에 완전히 녹아든 상태로, 설탕물처럼 입자가 없는 균일한 용액이다. 이 구조의 장점은 만년필이라는 기계와의 궁합이다. 입자가 없으니 가느다란 잉크 길을 막을 일이 없고, 발색이 맑고 선명하며, 색 배합이 자유로워서 잉크 색 놀이의 대부분이 여기서 일어난다.
대가는 명확하다. 물에 녹아 있던 색은 물을 다시 만나면 도로 녹아버린다. 내 다이어리에서 벌어진 일이 정확히 이것이다
만년필에 입문하겠다는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질문은 단 한 줄이었다. EF랑 F 중에 뭐 사. 간단히 답해주려고 표기 체계를 확인하다가, 간단히 답할 수 없는 세계라는 걸 알게 됐다. 닙 굵기 표기는 국제 규격이 아니었다. 같은 F가 브랜드에 따라 다른 굵기를 가리키고 있었고, 결국 친구에게 답장을 보낸 건 그날 밤 늦게였다. 친구의 반응은 "그냥 아무거나 살걸"이었지만, 이 글은 그 답장을 정리한 것이다.
닙 표기는 약속이 아니라 관례다
EF, F, M, B라는 표기는 ISO 같은 표준이 정한 수치가 아니다. 각 제조사가 자기 기준으로 붙이는 상대적인 등급일 뿐이다. 그래서 "F 닙 = 몇 mm"라는 절대 환산표는 존재하지 않고, 공개된 브랜드별 자료를 모으면 같은 F라도 선폭이 대략 0.1mm 이상 벌어진다. 볼펜의 0.5mm 표기가 볼 지름이라는 물리량을 가리키는 것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지점이다. 만년필의 세계는 숫자 대신 문자를, 규격 대신 관례를 쓴다.
일본 닙과
노트의 왼쪽 페이지에 쓸 때마다 오른손이 두 가지 일을 한다. 쓰는 일, 그리고 자꾸 닫히려는 페이지를 누르는 일. 문진을 올려놓고 쓰다가 문득 억울해졌다. 어떤 노트는 펼치면 얌전히 펴져 있는데 이 노트는 왜 자꾸 저항하는 걸까. 답은 표지도 종이도 아닌 등에 있었다. 제본 방식의 족보를 따라가 보면 "180도 펼침"이라는 광고 문구의 실체도 함께 보인다.
펼침의 물리, 등이 휘느냐
책이 펼쳐진다는 것은 등 부분이 바깥쪽으로 휘어준다는 뜻이다. 등이 딱딱하면 페이지들이 등에서 부채꼴로 일어서고, 안쪽 페이지는 계곡처럼 말려 들어간다. 손으로 눌러야 하는 노트가 바로 그 상태다. 그러니 펼침성은 종이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등을 무엇으로, 어떻게 묶었는가가 전부를 결정한다.
제본 방식 네 가지의 구조
중철, 그러니까 스테이플 제본은 종이를 반 접어 가운데를 철심으로 박는다. 등이라 할 것이 없어서 완전히 펼쳐진다. 다만 접는 구조라 두께에 한계가 있어서, 수십 장
책상 위가 한계에 도달해서 정리용품을 검색했다. 데스크 오거나이저 매대를 한 시간쯤 들여다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서랍형이든 선반형이든 대부분이 3단이었다. 2단도 4단도 5단도 만들 수 있을 텐데 왜 시장은 하필 3단으로 수렴했을까. 정리는 이번에도 미뤄두고, 이 수렴의 이유부터 따져보기로 했다.
손이 닿는 높이의 산수
앉은 자세의 인체 치수부터 보자. 인체공학 자료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것은, 앉은 사람이 시선 이동 없이 팔을 뻗어 편하게 닿는 수직 범위가 책상 면 위로 대략 30cm 안쪽이라는 점이다. 오거나이저 한 단의 실용 높이를 8~10cm로 잡으면, A4 서류나 필기구가 들어가는 최소 높이인데, 3단이 정확히 그 경계에 딱 맞아떨어진다. 4단부터는 맨 위 칸이 시야와 손의 편한 범위를 슬쩍 벗어난다. 책상 높이 72cm 표준을 기준으로 한 계산이라 앉은키가 아주 크거나 작지 않다면 이 산수는 대체로 유효하다.
그럼 2단은 왜 표준이 못 됐나
반대쪽 질문도
서랍을 정리하다가 볼펜을 아홉 자루 발견했다. 시필을 해보니 네 자루가 안 나왔다. 버리려고 모아 쥐는데 손이 멈췄다. 잉크가 절반 넘게 남은 게 훤히 보이는데, 이것들은 대체 왜 침묵하는가. 버리는 일은 자연스럽게 미뤄졌고, 굳은 볼펜의 사인을 규명하는 일이 대신 시작됐다. 이런 식으로 청소가 조사로 바뀌는 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굳는 경로는 하나가 아니다
공개 자료를 종합하면 안 나오는 볼펜의 사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용제의 증발이다. 유성 잉크는 염료를 알코올 계열 용제에 녹인 것인데, 펜 끝 볼과 소켓 사이의 미세한 틈으로 용제가 아주 천천히 달아난다. 용제가 줄면 잉크 점도가 계속 올라가다가 결국 볼이 구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뚜껑을 잃어버린 펜이 먼저 가는 이유가 여기 있다.
두 번째는 팁 표면의 건조 피막이다. 볼에 묻은 채 공기와 만난 잉크가 말라붙어서 마개 역할을 해버린다. 속은 멀쩡한데 입구만 막힌 상태라, 살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서류에 수정액을 바르고, 다 말랐다고 판단했고, 틀렸다. 위에 쓴 볼펜 글씨가 덜 마른 흰 바닥과 함께 밀리면서 서류는 아까보다 더 심란해졌다. 다시 뽑은 서류에는 수정테이프를 썼는데, 이번엔 긋자마자 바로 쓸 수 있었다. 같은 "흰색으로 덮기"인데 왜 하나는 기다림을 요구하고 하나는 그러지 않는가. 지우개 글에서 미뤄둔 숙제, 잉크를 지우는 도구들의 구조를 오늘 따져본다.
원리는 같다, 덮는다
먼저 공통점부터. 지우개가 흑연을 데려가는 도구라면, 수정액과 수정테이프는 잉크를 지우지 않는다. 이산화티타늄이라는 백색 안료로 잉크 위를 덮을 뿐이다. 이산화티타늄은 불투명도가 매우 높아서 얇게 발라도 아래를 가리는데, 흰 페인트나 선크림에 들어가는 것도 이 안료다. 두 도구의 진짜 차이는 안료가 아니라 그 안료를 종이에 옮기는 방식에 있다.
수정액, 액체로 바르고 마르기를 기다린다
수정액은 안료를 용제에 풀어놓은 페인트다. 바르면 용제가 증발하면서 안료 막이 남는다. 이 구조의
회사 비품함에서 연필을 하나 집었다. 몸통에 HB라고 적혀 있었다. 그 순간 이상한 기억이 따라왔다. 초등학생 때는 다들 2B를 쓰라고 했는데, 어른의 연필은 왜 HB일까. 연필을 깎다 말고 경도 기호의 족보를 검색하기 시작했고, 알고 보니 이 알파벳들은 등급이 아니라 배합비의 암호였다. 당신이 어릴 때 쥐었던 2B에도, 지금 책상의 HB에도 다 이유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H와 B는 레시피다
연필심은 흑연 가루와 점토를 반죽해서 굽는다. 이 배합비가 경도의 전부다. 점토가 많아질수록 심이 단단해지고(H, hard) 글씨는 연해진다. 흑연이 많아질수록 심이 무르고(B, black) 글씨는 진해진다. HB는 그 중간, F는 HB와 H 사이에 낀 미묘한 존재다. 4H에서 2H, H, F, HB, B, 2B, 4B로 갈수록 점토의 자리에 흑연이 들어서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진하기와 단단함은 별개의 두 성질이 아니라 하나의 배합비가 만드는 양면이다. 진한 연필은 반드시
젤펜 글 끝에서 예고한 숙제를 하러 왔다. 잉크가 종이에 스며들 때 종이 쪽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발단은 노트 쇼핑몰의 후기였다. "만년필에는 무조건 100gsm 이상"이라는 문장이 상식처럼 반복되고 있었는데, 평량은 종이 1제곱미터의 무게일 뿐이다. 무게가 무거우면 안 비친다는 게 정말일까. 스펙 자료를 모아 따져봤더니 절반만 맞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런 절반짜리 상식이야말로 이 책상이 좋아하는 먹잇감이다.
용어부터, 비침과 번짐은 다른 사건이다
후기들이 "비친다"로 뭉뚱그리는 현상은 사실 둘이다. 비침(show-through)은 뒷면 글씨가 종이를 투과해 어른거리는 것으로 빛의 문제고, 번짐(bleed-through)은 잉크가 종이를 뚫고 뒷면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침투의 문제다. 원인이 다르면 처방도 달라야 하는데, 둘을 섞어 부르는 순간 "두꺼운 종이 사면 해결"이라는 절반짜리 답이 태어난다.
평량은 무게 지표다, 차폐 지표가 아니라
평량(gsm)은 말 그대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산 노트가 있다. 첫 페이지를 쓰는데 어딘가 갑갑했다. 자세히 보니 내 글씨가 줄을 자꾸 넘어가서, 받침이 아랫줄을 침범하고 있었다. 표지를 보고 골랐지 줄간격을 보고 고르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인데, 그날 밤 줄간격 규격이라는 것을 검색하게 됐다. 새벽 1시에 종이 규격 표를 읽는 사람이 또 되고 만 것이다. 당신도 서랍 어딘가에 "예쁜데 이상하게 안 손이 가는 노트"가 한 권쯤 있지 않은지. 범인은 아마 줄간격이다.
줄간격에도 족보가 있다
유선 노트의 줄간격은 대충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 기준으로 와이드 룰이 약 8.7mm, 칼리지 룰이 약 7.1mm, 내로우 룰이 약 6.4mm로 규격화되어 있고, 국내 노트는 브랜드에 따라 대체로 6~8mm 사이에서 만들어진다. 문구점에서 "대학노트"라 불리는 물건의 줄간격이 브랜드마다 미묘하게 다른 이유가 여기 있다. 각자 다른 족보를 따르는 것이다.
한글은 줄을 더 잡아먹는다
여기서 변인이 하나 늘어난다. 문
다이어리를 사흘 밀리고 몰아 쓰는 밤이었다. 손에 잡히는 볼펜으로 첫 줄을 썼는데 종이를 긁는 느낌이 거슬려서 다른 펜으로 바꿨더니, 이번에는 미끄러지듯 나갔다. 둘 다 촉은 0.5mm였다. 같은 규격인데 경험이 다르다면 규격이 말해주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고, 그런 걸 발견하면 이 책상에서는 하던 일이 멈춘다. 밀린 일기는 결국 다음 날로 넘어갔다. 우선순위가 이상하다는 자각은 있는데, 고칠 생각은 별로 없다.
0.5mm라는 숫자가 말해주지 않는 것
펜 포장의 0.5mm는 볼의 지름, 정확히는 선폭 규격이다. 필기감에 대한 정보가 아니다. 그 바깥에서 필기감을 쥐고 흔드는 변인이 있으니, 공개된 자료를 종합하면 대부분 잉크의 점도다.
점도, 자릿수가 다르다
제조사들이 공개한 스펙을 한 표에 모았다. 결국 스프레드시트를 열었다는 뜻이고, 여기까지 오면 이 조사는 끝을 보게 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단위였다. 유성 잉크와 젤 잉크는 점도가 몇 배
필통을 열었더니 지우개가 자에 눌어붙어 있었다. 떼어내니 자 표면이 뿌옇게 녹아 있다. 지우개가 옆에 있던 문구를 공격하는 이 현상,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범인을 찾다 보니 질문이 하나 앞서 나왔다. 애초에 지우개는 어떻게 연필 자국을 지우는 걸까. 갈아내는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며 살았는데, 알아보니 절반만 맞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이 훨씬 재미있다.
연필 자국은 스며들지 않는다
먼저 연필 쪽 사정부터. 연필로 쓴 자국은 잉크처럼 종이에 스며든 것이 아니다. 흑연 입자가 종이 표면의 섬유 사이에 얹혀 있을 뿐이다. 볼펜 글씨는 잉크가 섬유 속으로 파고들어서 지우개로는 어쩔 도리가 없지만, 연필 글씨는 표면에 붙어 있는 상태라 떼어낼 수 있다. 지울 수 있는 필기구와 없는 필기구의 운명이 여기서 갈린다.
지우개는 갈아내지 않는다, 빼앗는다
지우개가 하는 일의 핵심은 접착력 경쟁이다. 지우개 표면은 흑연 입자를 붙잡는 힘이 종이 섬유보다 세다. 그래서 문지르
책장을 정리하다가 7년 전 수험서를 펼쳤다. 이상한 일이 벌어져 있었다. 볼펜 밑줄은 멀쩡한데 형광펜 자국만 유령처럼 옅어져 있는 것이다. 같은 페이지에서 하나는 살아남고 하나는 증발했다면, 두 잉크는 애초에 다른 원리로 살았다는 얘기가 된다. 책 정리는 그 자리에서 중단됐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하던 일이 멈추는 체질이라 어쩔 수 없다.
미리 말해두면, 형광펜이 눈에 띄는 이유와 형광펜이 사라지는 이유는 같은 원리에서 나온다. 이 글은 그 원리 하나를 따라가는 이야기다.
형광은 반사가 아니라 재방출이다
일반 잉크의 색은 뺄셈으로 만들어진다. 종이에 닿은 빛 가운데 일부 파장을 흡수하고 나머지를 돌려보내는 방식이라, 빨간 잉크는 빨강 이외의 빛을 삼켜서 빨갛게 보인다. 당연히 들어온 빛보다 많은 빛이 나갈 수는 없다.
형광 염료는 여기에 덧셈을 얹는다.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을 흡수한 뒤, 그 에너지를 눈에 보이는 파장으로 바꿔서 다시 내보내는 것이다. 주변 종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