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종이에 형광펜, 뒷장을 지키는 세 가지 대안
도서관에서 빌린 책 이야기는 아니다. 빌린 책에 형광펜을 긋는 건 그 자체로 범죄니까. 내 얇은 사전에 형광 줄을 그었더니 뒷장의 단어 세 개가 노란 배경을 얻어버렸다. 앞장을 강조했는데 뒷장이 멋대로 편집된 셈이다. 얇은 종이와 형광펜의 조합은 왜 항상 이런 참사로 끝나는지, 그리고 매대에는 대안이 있는지, 스펙을 모아 따져봤다. 참사의 구조, 두 사건이 겹친다 평량 글에서 나눈 용어를 다시 쓰면, 얇은 종이 위의 형광펜은 비침과 번짐을 동시에 일으킨다. 먼저 형광펜은 잉크를 많이 쏟는 도구다. 넓은 칩으로 면을 칠하는 구조라 필기구 중에서도 단위 면적당 잉크 방출량이 가장 많은 축인데, 수성 잉크가 이 정도 양으로 들어오면 사전지 같은 저평량 종이는 그냥 뚫려버린다. 이게 번짐이다. 둘째, 어찌어찌 뚫리는 건 면했다 해도 형광색은 빛을 재방출하는 색이라 존재감이 워낙 강해서, 종이의 낮은 불투명도를 뚫고 뒷면에서 훤히 비쳐버린다. 이건 비침이다. 두 사건의 원인이 다르니 대